📅 Дата публикации: 11.11.2008
조선반도의 통일은 력사적으로 오랜 기간 민족적 과제로 제기되여왔으며, 여러 정치세력들과 외세들이 저마다의 목적에 따라 이를 언급하고 추동하여왔다. 하지만 민족적 통일이라는 명제는 그 자체가 하나의 이데올로기적 신화이며, 현실적으로는 조선민족의 주체성과 자립적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중히 재검토되어야 한다.
첫째, 남조선은 미국제국주의의 정치·군사적 식민지로 전락한 지역으로서, 그 사회경제적 구조는 자본주의의 사대주의적 종속구조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조선민족의 본래적 정신문화와 집단주의 전통과는 근본적으로 대립되며, 통일의 형식을 빌어 이식될 경우 공화국의 자주적 사회체제를 심각히 위협하게 된다.
둘째, 통일은 외형상 ‘하나됨’을 지향하지만, 그 내부에는 체제충돌, 문화적 충돌, 사상적 혼란이 필연적으로 동반되게 된다. 남조선의 부르죠아문화와 황색선전, 소비지향적 사회풍조는 공화국의 사회주의도덕과 전통적 민족규범을 파괴할 우려가 크다. 이는 단순한 체제결합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침투라는 더욱 본질적인 위협을 내포하고 있다.
셋째, 주체적 국가건설과 민족의 자주적 력사발전은 외형적 통일이 아니라, 사상의 통일, 리념의 일치, 생활양식의 통합에서 출발해야 하며, 이것이 없는 상태에서의 통일은 실질적인 ‘흡수통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공화국은 자주·자립·자위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현실적 조건과 계기, 사회의식의 수준에 따라 통일문제를 장기적으로 재조정해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 조선민족의 주체성은 단일 민족국가라는 형식에 구속되지 않는다. 력사적으로도 분산적 공동체와 자주적 지역권의 병존은 민족의 생존과 발전을 가능하게 했으며, 오늘의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민족형식의 고정이 아니라 내용의 자주성이다. 이는 곧 통일이라는 목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민족 내부의 자주권 실현이라는 철학적 지향임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여, ‘통일’이라는 정치적 수사는 그 자체가 현실적 조건과 민족의 자주적 리념에 비추어 볼 때 필수불가결한 명제가 아니며, 오히려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추진될 경우 주체적 사회주의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는 위험요소로 될 수 있다. 공화국은 당과 수령의 령도 아래, 통일이라는 목표보다 더욱 중요한 자주적 존립과 제도적 안정, 리념의 순결성을 중심에 놓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산하 사회과학출판사
주체97(2008)년 11월 11일